고장난 램과 하드디스크 자가수리 후기입니다

잘 사용하던 5600G 홈 서버를 뒤로 하고 Idle 전력 적게 먹는다는 인텔 CPU로 넘어가고자 타오바오에서 i7 11800H 임베디드 메인보드를 구매했었습니다… 큰 실수 였습니다. 잘 돌아가는 것은 건드는 것이 아닌데..

사건 발생

기쁜 마음으로 기존 서버로 쓰던 5600g + a520m 보드셋과 교체 작업!

첫 전원 인가 후 알고 싶지 않던 수리 지식을 알아야 되었습니다 : ]

예 뭐 확실한 건 아니지만 보드랑 케이스랑 잘 안 맞아 쇼트가 난건지 하드고 보드고 모조리 날렸습니다. 그 중 4TB짜리 6개 하드가 있었는데 도시바 하드 하나만 살아 남았습니다. 나머지는 전원조차 들어오지 않더군요.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파워를 제외하고 서버로 쓸 부품 거의 다 죽었거든요. 10hal

HDD PCB 기판 수리

제일 비싸고 중요한 HDD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설 수리 비용을 알아보았으나 오 장난 아닙니다.

제가 지갑이 두꺼웠다면 몰라도 아니니 악으로깡 정신을 발휘.

개인 레벨 수준에서 자가수리 하는 방법을 샅샅이 찾아보았고 어찌저찌 수리했다.

저같이 전원부 문제(과전류/전압, 역전압)로 인해 하드에 문제가 생긴 경우

하드의 PCB기판을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드 기판의 나사를 풀어줍시다 (대부분 별나사)

웬만한 3.5 하드에는 5V와 12V가 들어가는데 저런식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빨간색 네모는 각각 5V와 12V의 과전류로부터 보호해주는 퓨즈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파란색 네모는 각각 5V와 12V의 과/역전압로부터 보호해주는 다이오드입니다.

저것들을 멀티미터로 도통 테스트를 해봅시다.

빨간색 네모– 퓨즈는 서로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파란색 네모– 다이오드는 +- 양쪽 교차 측정 하였을 때 한쪽만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위와 다르게 측정 된다면 희망을 걸어볼 수 있습니다.

해당 소자 교체로 수리가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5V쪽 퓨즈와 다이오드가 죽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다이오드 소자는 가능하면 동일한 부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으나 저는 따로 찾지 못해

알리에서 SMAJ5.0A 소자를 구매 후 교체 작업했습니다.

퓨즈는 일회성 SMD 퓨즈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규격이랑 용량은 하드 기판 종류마다 다릅니다.

저는 0603에 O써진 소자였는데 사이즈를 잘못 시켜서 그냥 이어버렸습니다 하;

전원부에 문제 안 생기게 할 자신 있거나 임시로 저렇게 이어버리셔도 되긴 합니다.

단 또 문제 생긴다면… 바이바이. 우선 저런식으로 제가 날린 하드는 5개 모두 복구하였습니다.

납땜 관련해서 코멘트 하자면 열풍기 있으시면 편하긴 합니다

다른 소자 안 날라가게 내열 테이프로 고정 잘 하시고 하시고

유투브 숄더링 영상 참고하면 싸구려 인두기로도 안되는 건 없더라구요. 아그로깡!

도통 테스트가 정상이거나 작업 제대로 했는데도 작동이 안된다면 아예 같은 pcb기판을 구해서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알리나 베드섹터 같은 고장난 동종 하드에서 떼서 말이죠.

Bios 칩만 교체해주면 됩니다.

RAM 자가수리

위 사건으로 램도 같이 돌아가셨는데요 다른 보드에 껴보니 램 불량이라고 비프음 나오더라구요.

다행히 도통 테스트로 쉽게 원인을 찾았습니다

이 친구도 마찬가지로 길게 늘어진 저항들을 하나하나 도통 테스트 해본 결과

빨간 네모 쪽 소자가 불량으로 측정됐습니다. 저항값도 같이 측정해보시면 됩니다.

0603 사이즈의 15Ω Network 저항 소자를 구매하면 되는데 못 찾았습니다!

고로 그냥 0603 15Ω 저항 소자 두 개 구해서 따로 연결했습니다.

0603은 인두기로 하기 힘드니 웬만하면 열풍기와 솔더크림을 사용하시는게 좋아요.

결과는 성공적으로 인식! 현재 서버에서 잘 사용 중 입니다.

자가수리 잡설 및 후기

모양새와 AS는 물 건너 갔지만 결과적으로 남을 쓰면 수십만원 들여야 할 수리 작업을 단돈 만원대에 자가수리로 해결했습니다. 소자 값만 들고 운이 좋았죠. 물론 CPU와 보드는 결국 살리지 못했지만..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이 글을 보게 된다면 한 번 시도해보는 걸 추천. 그래픽카드나 SSD 같은 다른 부품이라도 비슷하게 고장난 케이스가 많을 것 같습니다.

의외로 기판은 단순하게 고장나는게 많아요. 이래서 고가품들은 고장이 났어도 거래가 되나 봅니다. 수리해서 쓸려는 사람이 있을테니까.

아무튼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날린 부품들은 잊어버리고 서버에 쓸 다른 대안들 찾아봐야 될 거 같네요.